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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맛집 저널

통영 다찌방에서 안주 나오는 순서에 대처하는 현실적인 방법

다찌방 문을 열고 들어가서 처음 깔리는 온갖 잡다한 것들에 한눈을 파는 순간부터 그날 술자리는 꼬인다. 삶은 고구마나 메추리알 같은 기본 찬에 손을 대며 배를 채우기 시작하면 정작 뒤에 나오는 진짜 해산물은 구경도 제대로 못 한다. 주인 입장에서는 단가 낮은 탄수화물로 손님의 위장을 먼저 채우는 편이 이득이기 마련이다. 이런 흐름을 모르면 제 돈 내고 들어와서 배만 헛되이 불리다 나오는 바보가 된다.

다찌의 본질은 추가되는 술병의 숫자에 비례해서 안주의 급이 올라간다는 점에 있다. 초반에 나오는 차가운 음식들은 대충 밀어두고 술을 비워내야 비로소 주방에서 숨겨둔 제철 생선회나 산낙지 같은 것들을 내오기 시작한다. 나중에 생선구이나 따뜻한 조림이 나올 때까지 위장에 공간을 남겨두지 않으면 정작 귀한 메인 요리는 손도 못 대고 남기게 된다. 주는 대로 다 받아먹지 말고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가끔 술은 안 마시고 안주만 먹으려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다찌방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행동이다. 다찌는 기본적으로 술값에 안주 가격이 포함된 구조로 움직인다. 술을 추가하지 않으면 상차림의 변화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주방의 인심도 차갑게 식는다. 제대로 돈값을 받아내려면 결국 흐름에 맞춰 술병을 늘려가며 안주의 판도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책 없이 독한 술만 빈속에 들이부으라는 소리는 아니다. 처음에 나오는 가벼운 전복죽 한 숟가락 정도는 넘겨서 위벽을 보호해 두어야 다음 날 고생을 안 한다. 제아무리 좋은 제철 해산물이 깔려도 몸뚱이가 망가지면 아무 소용 없다. 차가운 바닷바람 피해서 골목길 안으로 들어왔으니 미련하게 기본 찬에 목매지 말고 똑똑하게 잔을 비우며 통영의 진짜 맛을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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