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다찌는 술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독특한 음주 문화다. 자리에 앉자마자 깔리는 해산물은 공짜가 아니다. 첫 주문에 포함된 기본 술값에 안주 비용이 녹아 있는 구조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안주 맛집으로만 생각해서 술은 한두 병만 주문하고 해산물 추가를 요구하는 행동은 업주에게 손해를 강요하는 무례한 짓이다. 술잔을 비울 생각이 없다면 일반 횟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편이 서로에게 이롭다.
기본 상차림 이후에 나오는 진짜 귀한 제철 해산물은 술병이 늘어날 때마다 상에 오른다. 추가되는 술값에 안주의 가치가 비례하는 셈이다. 술을 추가할 때 발생하는 마진이 있어야 업주도 아껴둔 전복이나 소라 같은 고급 식재료를 내놓을 수 있다. 술은 마시지 않으면서 안주 구성이 부실하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 바닥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무식한 처사다. 마시는 만큼 대접받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다.
둘이서 방문할 때는 특히 판단을 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다찌는 인원수가 적을수록 내야 하는 비용 체감이 크다. 가볍게 마시고 일어설 생각이라면 규모가 작은 반다찌 형태의 가게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괜히 이름난 전통 다찌에 들어가서 얼마 마시지도 못하고 돈만 낭비했다며 투덜대지 마라. 본인의 주량과 지갑 사정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문을 여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지름길이다.
차가운 바닷바람 맞아가며 통영까지 내려와서 얼굴 붉힐 일을 만들 이유는 없다. 무뚝뚝해 보이는 다찌방 주인들도 결국 사람이라, 술 한 병 기분 좋게 추가하는 테이블에는 귀한 제철 해산물 하나라도 더 얹어주기 마련이다. 안주로 배를 채우겠다는 미련한 욕심은 내려놓고 술잔을 천천히 음미해라. 속 버리지 않게 처음에 나오는 따뜻한 국물부터 챙겨 먹고 시작하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